::: 도서출판 답게 :::

 
  
 
 
 
   
 
 

  
 
 
 
 
동티모르.....
바들산
2006.08.28
648 
 
손 봉숙선생님,

지금 저는 딜리공항에서 서쪽으로 10Km 쯤 떨어진 'Cassait'이란 작은 마을 해변에 앉자 이 편지를 씁니다.

어제 대사관에서 선생님이 쓰신 책 <동티모르의 탄생>을 쥐게 되었고 한낮부터 자정이 가까운 지금까지 읽는데 저녁엔 전기 불이 나가 촛불을 켜고 보다가 다시 불이 들어와 편히 읽던 중입니다.

글 가운데서 선생님의 지난 흔적의 뜨거운 감동이 제게도 고스란히 옮겨져 가슴속 눈물을 함께 삼키면서 읽습니다.




참 제 인사부터 드리지요.

저는 한국 YMCA 연맹 소속으로 지난 7일에 왔습니다.

일 년 전 이곳에 YMCA 조직 사업으로 나와 있는 우리 젊은 간사를 격려하고 그간의 일 진행을 확인하고자 온 50대의 문 철봉입니다.

지난 5월 사태로 이곳이 어렵다는 것과 이를 돕기 위해 여러 NGO들이 활동한다는 정말 피상적인 것만 인지하고 왔습니다.

한편으로는 아무리 어려워도 남태평양의 섬이니 그 환상적일 공간에서 휴가 하는 셈치고 서너 달 지내다오지 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왔다는 것이 더 솔직할 것 같습니다.

그러나 오는 다음날부터 두 주간을 ‘Same'와 'Liquiga'산간 마을을 그리고 'Lospalos' 평원까지 차로 다니면서 이 숨 막히도록 아름다운 풍경 속에 뭔가 있는 듯한, 알 수 없는 그 무엇이 마음을 파고들어 가슴이 갑갑하던 차에 선생님의 책을 보게 되어 이렇게 마음을 토로하게 됩니다. 괜찮겠지요?




말씀대로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경이로운 해안과 산야…….

그러나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란 21세기의 사람이라고는 믿어지지가 않는 이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요?

책속에서 이곳의 민초들이 당하는 아픔을 이야기하셨는데 정말 이들이 사는 저 모습까지였을까 하는 생각이 꼬리를 뭅니다.

시골 어디나 다 같았습니다만 기온이 우리의 가을 날씨 같은 산간 마을인데도 이제 갓 젖을 뗀 아이들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돼지 닭 개 염소와 함께 나대지에 뒹굴고 있고 제대로 걸을 수만 있으면 거리의 멀고 가까움을 상관 않고 물을 길러 다니는 아이들을 보고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요?

그리고 아직도 전쟁터의 폐허 같은 시내와 이 시내 곳곳에 평화라는 이름으로 탱크와 장갑차를 앞세우고 M60과 M16으로 무장한 이방의 군인들,

이런데도 서로 복수 하겠다고 벼루며 틈만 나면 돌을 던져 저 이방 군들에게 쫓기고 한순간에 모든 거리를 차단당하는 이들을,

이러고도 일요일이면 성당과 교회로 다 몰려 미사와 예배를 드리며 머리를 숙이는 이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도와야 할까요?

이들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?

선생님과 그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헌신하셨는데 말입니다.




우리 Y에서 몇몇 젊은이들과 저들의 평화에 대해서 매주 토론을 하고 있습니다.

이들 속에서 우리들이 다 알지 못하는 더 깊고 오래된 원한과 공포의 뿌리가 있음을 느낍니다.

한 예입니다.

저희 기사가 동부의 'Lospalos'는 갈 수가 없답니다.

왜 그러냐니까 자기는 서부 사람이라서 그곳에 가면 테러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겁니다.

우리가 보기에는 피부와 생김도 같은데 표내지 않고 운전만하고 오는데 뭐 그렇겠냐고 하니 동부 사람들이 말을 시키면 하나도 못 알아듣기 때문에 금방 탄로가 난다는 겁니다.

우리네 전라도와 경상도쯤으로 생각했던 저도 처음에는 이해를 못했습니다.

그런데 정말 그곳 출신의 통역을 데려가야만 했고 실제가 그랬습니다.




이 조그만 나라의 이런 상이함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.

어쩌면 제가 이해하지 못하는 이것들이 이들이 서로 반목하고 있는 그 무엇일까요?

이 땅에 정의와 평등, 공의로운 평화는 언제 쯤 고루 나누어 가질 수 있겠습니까?

이것이 우리 모두의 일인데…….너무 어려워 보입니다.

선생님의 생각은 어떠신지요?




이들이 지금 가진 독립이 얼마나 엄청난 희생의 대가이며 귀한 것인지를 알 찐데…….

또 지금의 모두와 미래가 이들 스스로의 몫인걸…….

그리고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저도 알면서 이럽니다.




가깝고 쉽게 토로하고 싶어 선생님으로 호칭 드렸습니다.

아울러 마음만 앞서 두서없이 쓴 것을 양해 바랍니다.




생명과 평화의 나눔과 함께.......

선생님의 건강을 빕니다.







8월 23일 새벽을 기다리며

동티모르에서

문 철봉 드림




PS: 책에 출판사 메일 주소가 있기에 그쪽으로 넣습니다. dapgae@chol.net

저는 선생님과 달리 메일하기가 참 어렵습니다.

일주일에 한번 대사관에 와서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습니다.



 
 
  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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